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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Diary
영국일기, 3주 휴가 후 복귀
낯섦과 익숙함 공항에서 집으로 찾아오는 길은 너무나 익숙했다. (아, 터미널 이동하면서 한번 헤매긴 했다.) 집 근처 쇼핑몰도 익숙하고, 그런데 그새 바뀌어 새로 생긴 가게도 있었다. 가장 걱정했던 건 업무였는데, 영어 소통 능력이 퇴화되진 않았는지, 로테이션 시스템을 잊진 않았는지, 스크립트는 머릿속에 남아있을지, 걱정했었다. 낯섦도 잠시, muscle memory라는 말을 절실히 느꼈다. 스크립트도 그냥 줄줄 나왔다. 신기하다.시차적응 히드로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하고 짐을 찾아 집에 도착하니 오후 7시. 짐 정리하고 나서 12시에 취침, 다음날 아침 6시에 기상했다. 바로 시차적응을 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저녁을 먹고 7시쯤 잠시 누운 새 잠이 들어 새벽 1시에 눈을 떴다. 그 저녁 또 7시쯤 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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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기, 짧은 방문 후 영국으로 돌아가는 심정
부모님 댁에서 짐을 정리하면서 옛 엽서들을 보았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 쓴 엽서들에는 여행하며 있었던 에피소드와 함께 빠지지 않는 내용이 한국으로 돌아가서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라거나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리프레쉬. 이번은 정말 한국으로 여행을 온 것이었다. 한국으로 올 때는 가볍고 설렜던 마음이 영국으로 돌아가려니 복잡하다. 영국에서 나는 도취되어 있었다. 워홀을 가기 전, 하고 싶은 직무는 나를 찾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가 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괴리를 느꼈다. 한번의 구직 실패 후 얻은 일자리는 행복했다. 풍족하고, 만족스러웠다. 스스로도, 주변의 반응들도. 한국 방문은 현실을 일깨웠다. 지금의 행복이 영원할 수 없다는 현실, 다음을 기약하지 않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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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기, 제 21대 대통령 재외선거 일정을 알아보자
지난 4월 4일 금요일, BBC 1면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기사가 라이브로 보도되었다. BBC 뉴스 탭에서 아시아는 6번째, 그것도 중국과 인도, 그리고 나머지에 묶여 있는 대한민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제치고 그 위에 보도되었다. (지난해 계엄 때도 마찬가지로 1면, 그리고 제주항공 사고와 얼마 전 산불 내용도 1면에서 볼 수 있었다. 앞으로 1면에서 우리나라 소식을 안 봤으면 좋겠다.) 예정에 없던 재외국민 선거가 예정되었다. 재외선거인 등록신청대상자 및 변경등록대상자선거일 당일 만 18세 이상이면서,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제 22대 국회의원선거의 재외선거인명부에 미등재 상태인 사람*선거권이 있는 국민으로서 투표 의사가 있는 사람* 변경등록대상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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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기, 런던은 물가가 비싸지 않아요?
영국으로 살러 간다고 했을 때, 영국에서 살고 있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물가'에 대한 질문이다. 간단히 답하면, 비싸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비싸다. 의식주에서 이미 두 가지를 언급했다. 다만, 직접 요리를 해 먹으면 마트 물가는 한국과 비슷해서 식비를 줄일 수 있고, 숙박이나 렌트는... 아무리 생각해도 비슷한 조건에서 영국이 터무니없이 비싸긴 하다. 옷이나 물건은 그 나름. 자라나 H&M, 유니클로 등은 한국과 비슷하고, 장인들이 만드는 개인 브랜드는 비싸다. 이건 셋 값도 한몫하는 듯. 한국과 비교를 한다면, 모든 것이 두 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숙박비. 강남 한복판의 오피스텔 혹은 원룸 월세는 대략 100~120만 원쯤 하는 듯한데, 런던 시내의 월세는 약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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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기, 약 10개월 만에 한국 귀국, 느껴지는 문화 차이
2024년 5월에 출국한 이후, 약 10개월 만에 3주의 휴가를 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을 방문'한다니, 한국에 여행 오는 느낌이 새삼 신기하다. 깨끗하고 언제 오는지 알 수 있는 대중교통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대중교통! 언제 오는지 알 수 있는 건 구글지도가 있어서 영국도 비슷하긴 한데, 적어도 한국은 비가 온다고 연착이나 취소가 되진 않는다. 영국은 비도 많이 오는 주제에 비가 올 때마다 기차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다. 노후된 시설 때문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개선이 되지 않는다는 건 한국인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게다가 더 신기한 건, 아무도 항의하지 않는다. 불평과 불만을 표현하긴 하지만, 혼잣말의 영역일 뿐 관계자나 런던 시를 상대로 항의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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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기, 니하오와 프랑스 사람들이 불친절한 이유
니하오라는 인사를 정말 많이 받는다. 유형은 그냥 지나가다 받는 경우 가볍게 무시를 하고, 가까워지고 싶고 스몰토크를 하고 싶다는 태도가 보이면 ‘I’m not Chinese.’라고 대답을 해준다. 미안하다는 말 없이 캐물으면 또 가볍게 무시하거나 그게 너한테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하고 자리를 뜬다. 세상의 크기가 그 정도인 사람을 상대할 필요는 없다. 가끔 미안하다며 중국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 반가워서 말을 걸거나, 딱 한 번 중국어를 배우고 있어 말을 거는 경우가 있었다. 후자인 경우는 니하오 뒤에 긴 중국어 문장을 덧붙여 말을 걸어와서 ’한국인이지만 중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어서 중국어를 조금 할 수 있다‘고 대답해주고 대화를 이어갔다. 여태까지 비하의 의도로 받은 적은 없고 벽을 허물기 위한 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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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기, 하나의 쇼 같았던 신년 행사 후기
회사에서 2025년 새해를 맞아 작년의 성과와 새해의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딱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꽤 흥미로운 행사였다. 한국에서 기억하는 기업 신년 행사는 그룹장 님이 1시간 동안 말씀을 하신 게 다였다. 코로나 시국 때여서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시각 자료 없이 그룹장 님의 얼굴만 1시간 동안 화면에 떠 있었다. 질문이 있다면 준비해달라는 사전 메일이 무색하게, 질의응답 시간마저 홀로 다 써버리시고는 끝나버린 행사였다. 그래서일까 큰 기대는 없었다. 로비에 생긴 커다란 무대와 음향장치가 나름 인상적이었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쯤까지 예정된 일정은 ‘오늘은 나름 수월하게 돈을 버는 날이로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리고 행사는 하나의 쇼와 같았다. 우선, 마케팅 팀과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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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기 #2, 영어 스피킹 시험에 묘사가 있는 이유
영어 토익스피킹 시험 중 한 문제 유형은 주어진 사진을 최대한 묘사하는 것이다. 영어 문장을 만들기에 앞서 한국어로도 뭐라 설명을 해야 할지 막막했고, 그런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는지 그 문항에는 장소 묘사와 사람의 수, 행동 등 일종의 공식 같은 게 있었다. 이게 왜 영어 실력을 가늠하는 데 필요한 지 공부할 땐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응급상황 근무지 특성상 각자의 근무 장소를 배치받고 라디오를 이용해 서로 소통한다. 어느날 한 소년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켰다. 교육받은 대로 대처를 했고 다행히 소년은 안정을 취하고 회복을 했는데, 그 상황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했어야 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처음엔 황당했다. '발작 Seizure'이라는 단어에 많은 것이 포함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