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으로 살러 간다고 했을 때, 영국에서 살고 있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물가'에 대한 질문이다.
간단히 답하면, 비싸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비싸다. 의식주에서 이미 두 가지를 언급했다. 다만, 직접 요리를 해 먹으면 마트 물가는 한국과 비슷해서 식비를 줄일 수 있고, 숙박이나 렌트는... 아무리 생각해도 비슷한 조건에서 영국이 터무니없이 비싸긴 하다. 옷이나 물건은 그 나름. 자라나 H&M, 유니클로 등은 한국과 비슷하고, 장인들이 만드는 개인 브랜드는 비싸다. 이건 셋 값도 한몫하는 듯.
한국과 비교를 한다면, 모든 것이 두 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숙박비. 강남 한복판의 오피스텔 혹은 원룸 월세는 대략 100~120만 원쯤 하는 듯한데, 런던 시내의 월세는 약 1,000 파운드에서 시작한다. 한화로는 180만 원 정도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거실과 부엌 및 화장실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혼자 쓰는 방은 가격이 더 올라간다. '전세'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보증금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월세 보증금은 1~2달 치 월세다.)
그리고 식비. 한국에서 요즘 한 끼 식사를 하는 데 15,000원에서 20,000원 정도라고 하면, 영국은 한 끼 식사에 적어도 20 파운드, 25 파운드쯤 예상해야 한다. 한화로는 약 35,000원에서 40,000원이다. 물론 샌드위치나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10파운드 대로 먹을 수 있긴 하다. 오히려 미슐랭 3 스타는 170 파운드, 약 30만 원으로, 한국의 미슐랭 3 스타인 레스토랑과 비슷하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반전(?)은 최저 시급도 두 배라는 것. 2025년 4월부터 최저 시급이 12.21 파운드로 올라서 한화로 약 2만 원이 조금 넘는다. 최저시급이 10,030원인 우리나라의 두 배다. 두 배를 벌어서 두 배를 쓴다. 그래서 생활은 비슷하다. 마트 물가는 낮아서 직접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해결하면 생활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 생필품은 이미 렌트한 집에 다 있고 (이불까지도!), 그리고 언제 떠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옷이나 물건도 많이 구매하지 않는다. 하루의 날씨는 변화무쌍하지만, 계절의 변화는 우리나라보다 다이내믹한 게 덜 해서 옷 종류가 적어도 되고, 사람들이 패션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아서 깔끔한 기본 디자인으로 입고 다녀 의류비도 적게 든다.
결론은 여기서 벌어서 여기서 살면, 살 만하다. 물가가 낮은 나라도 마찬가지일 거다. 거기서 벌어서 거기서 살기에 적당한 정도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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